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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n 댓글 0건 조회 28회 작성일 24-10-03 09:16본문
태백출장샵 일자 : 2023. 10. 20. (금) – 10. 23. (월) 3박 3일동행 : 겨울산 임공택 형님여행 개요 : 바이크팩킹이동 : 고속버스 (일산백석 ->태백, 삼척 ->일산백석) “태백 돌로미테”이탈리아의 돌로미테에 버금가는 산세와 아름다운 풍경으로 라이더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불리우던 이름이다.몇 달 전 이 코스에 대해 얼핏 들었고 크게 관심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었다.새 올로드 투어링 자전거를 조립하며 문득 이 코스를 타며 테스트 해보고 싶어졌다. 여름에 갔던 지리산 둘레길을 가을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으나 새로운 코스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다.코리아에픽라이드 카페에 동행자를 구했으나 아무도 반응이 없다. 여러 카페 회원들이 여기저기 오지를 많이 다니지만 내 포스팅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나 보다. 어차피 혼자서 갈 생각이었던 터라 별로 개의치 않고 있던 중 겨울산 형님께서 함께 가자고 연락을 주셨다.워낙 국내외 오지를 많이 다니시는 분이라 따로 준비하고 협의하고 할 것도 없다. 그냥 코스 파일하고 출발 일정만 공유하고 끝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일주일 전에 새 올로드 투어링 자전거 조립이 완성되어 매일 퇴근 후 집 앞 산책로 옆의 오프로드를 타며 테스트하고 미세 조정을 해 나간다. 자전거 느낌, 일단 좋다. 태백 거친 임도에서 3일간 타 보면 장단점이 다 들어 나겠지. 그 후 아마 여러 곳 손을 봐야 할 것이다.조립 후 시간 날 때 마다 타가 나가 테스트를 하며 피팅을 조정한다. 출발하기 전 날 짐을 꾸리며 공구를 챙기는데, 어라? 10단 체인링크가 없다. 분명 있는 줄 알았는데….. ‘막 새로 산 체인이니 별 일이야 있겠어?’스스로를 안심시킨다. 워낙 모기 파워라 25년 가까이 자전거 타며 체인 한 번 터트린 적 없다. 0일차금요일 근무를 마치고 미리 준비해둔 자전거를 타고 고양백석 버스터미널에 여유 있게 도착해 겨울산 형님과 함께 태백 행 버스에 오른다.내 자전거는 Surly Bridge Club, 겨울산 형님의 자전거는 Surly Karate Monkey자다 태백출장샵 깨다를 반복하다 태백에 도착 후 늦은 저녁 식사에 막걸리 각 1병을 비우고 잠자리에 든다. 1일차동이 터오름과 함께 석포를 향해 출발한다. 전체적으로 내리막이라 신나게 달린다. 상당히 춥다. 일기 예보 상 영하 1도다. 가다 보니 길이 낯익다. 기억해 보니 바로 전 주 #어라운드태백 라이딩을 했던 코스를 달리고 있다. 그 때는 앞만 보고 죽어라 달렸던 터라 몰랐는데, 구석구석 단풍이 들며 꽤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태백역 앞의 여명 그런데…. 이게 뭐냐? 레그워머를 가져온다는 게 구매 실패한 니워머를 가져왔다. 달리다 보면 자꾸 내려간다. 올리면 내려가고 올리면 또 내려가고….. 3일 동안 이 짓을 반복한다. 이 브랜드를 공개해 말아?이게 뭐람. 3일 동안 계속 흘러내리고 올리고.... 석포에 도착해 아침을 먹고 출발하는데 골목에 자전거가 수북이 겹쳐져 있다.‘아니, 이 시골에 웬 이렇게 큰 자전거 샵이 있어?’ 하고 보니 모두 MTB고 식당 앞이다. 우리 말고도 또 한 무리의 자전거 팀이 왔나 보다 하고 지나친다. 석포리천을 따라 올라가다 어느 지점부터 비포장 임도가 시작된다. 2.25” 타이어라 체감 상 오히려 비포장 길이 더 편한 것 같다.단풍이 절정이다.나뭇잎 관점에서 본다면 생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인데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단장한다. 나도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단풍이 사색에 잠기게 한다.석포천 초입의 단풍 아름다운 풍경에 계속 페달링을 멈추고 스마트폰을 들이댄다. 카메라를 못 가져온 게 마냥 아쉽다.여전히 춥다. 아침에 비 예보가 있던데, 비 대신 약한 눈발이 날린다. 벌써 겨울인가? 올해 첫 눈을 가장 먼저 맞은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거친 임도를 한참 오르는데 뒤에서 가끔 탁탁! 하는 소리가 들린다. 큰 소리는 아니어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는데 갑자기 크랭크가 헛돈다. 이런! 체인이 부러졌다.25년 가까이 자전거 타면서 처음으로 체인이 부러진 것이다, 그것도 산 속 한 가운데에서. 체인 링크? 없다. 맥없이 부러진 새 태백출장샵 체인겨울산 형님의 12단 체인링크를 체결해 보려고 하는데 당연히 체인 폭이 달라서 안된다. 어떻게 복귀할까 하는 걱정 보다 동행한 겨울산 형님의 일정을 망가뜨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더 크다.해결할 방법이 없어 끙끙 거리고 있는데, 두 분의 라이더가 올라오신다. 일단 구동계부터 확인한다. 혹시 3x 구동계를 쓰시는 분이 없는지…. 그런데 모두 1x 구동계다. 잠시 후 몇 분이 더 오시며 그 중 한 분이 가지고 계신 11단 체인링크를 얻어 억지로 끼우니 체인 움직임이 뻑뻑하지만 당장 진행할 수는 있겠다.왼쪽 라이더가 내게 체인링크를 주신 분그런데 온통 초록색으로 무장한 한 분이 더 올라오신다. 그런데… 이 차림, 낯이 익다.헉! 마법의숲 형님이시다. 마법의숲 형님, 반갑습니다.사실 마법의숲 형님을 통해 이 코스를 알게 되었고, 한 번은 형님께서 동행을 요청하셨지만 스케줄이 겹쳐 함께 하지 못했고, 이번에 여기 오면서 함께 하자고 형님께 제안했으나 다른 일정이 있다고 하셨는데, 여기에서 딱 만난 것이다. 앞에 지나가신 10여 분 모두 형님의 일행이셨다. 최대한 토크를 주지 않고 부드럽게 페달링하며 조심조심 오른다. 그렇게 5 키로쯤 올랐을 때 계속해서 체인링에서 체인이 떨어진다. 확인해 보니 또 다시 체인 마디가 부러졌고 분리되기 일보 직전이다.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바로 끊어질 상황이다. 다행히 9부 능선 이상으로 올라왔으니 조금만 끌고 가면 불영계곡 까지 전체적으로 내리막이다. 페달링 한 번 없이 갈 수 있겠다.내리막 중 잠깐씩 나오는 작은 언덕이나 평지는 최대한 타력을 이용하거나 탑튜브에 앉아 킥보드처럼 발을 구르니 그런대로 갈 만하다.그 와중에도 사진은 찍는다.금강송안내센터를 지났는데 겨울산 형님이 GPS 안내용으로 사용하는 스마트 폰을 떨어뜨리셔서 찾으러 올라가시고 진행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는 나는 불영계곡을 향해 다운을 계속한다. 도중에 울진의 자전거 샵을 찾아 전화해 보니 몇 번의 시도 끝에 한 곳에 다행히 10단 체인이 있다고 한다. 다행이다. 이제 어떻게든 울진 까지만 가면 해결될 것이다. 다행히 아내에게 태백출장샵 체인 사서 울진까지 오도록 부탁 안 해도 되겠다. 아마 부탁했으면 그렇게 해주고도 남을 천사 같은 사람이다. 결국 잃어버린 스마트폰을 찾지 못하고 내려오신다. 걱정이 좀 되지만 함께 계속 갈 것이니 별 일이야 없을 것이다. 이제 몇 가지 선택이 있다.첫째, 택시를 타고 울진 까지 가서 체인을 사가지고 오는 방법둘째, 자전거 샵에서 택시로 체인을 통고산 휴게소 까지 보내주는 방법셋째, 자전거 샵에 출장을 요청하는 방법 등…. 진행이 느리니 겨울산 형님께서 자전거를 줄로 연결해 견인해 주시겠다고 한다. 죄송스런 마음이 가득하지만 진행이 느린 것 보다는 나아서 거절하지 못하고 결국 자전거 끼리 묶는다.겨울산 형님,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가는데 픽업 트럭 한 대가 추월하다 멈추고 도와줄 게 있는지 묻는다. 상황 설명하고 혹시 울진으로 가는지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부탁하기도 전에 울진까지 태워 주겠다고 한다. 사양하고 예의 따질 계제가 아니다. 얼른 자전거를 짐칸에 싣는다.백바보 라고 불러 달라고 하는데 실명인지 별명인지는 잘 모르겠다. 예전에 자전거에 미쳐서 살았다고 한다. 어쨌든 세상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 기원전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대화를 하다 보니 금새 울진에 도착한다. 울진 근방에 사시는 분이라 가고자 하는 장소를 바로 찾는다. 체인을 교체하고 지불하는데…. 생각 보다 많이 비싸다. 2.5배 정도 지불한 것 같지만 그래도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는데 위안을 삼는다.버려진 새 체인 체인이 왜 끊어졌을까 곰곰이 원인을 생각해 본다. 시마노 정품인 새 체인이다. 그렇다고 극단적인 변속을 하지도 않는다. 생각을 더듬어 보니 한 가지 짚이는 것이 있다. 새 자전거를 조립하며 모든 부품이 배달됐는데 유독 휠셋이 오래 걸렸다. 체인의 방청유를 제거하기 위해 오렌지 세정제에 담가뒀는데 휠셋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세정제에 담가둔 체인을 2주가량 깜빡하고 있었다. 아마 이 때 체인 내부에 부식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그 외에는 두번씩이나 체인이 끊어진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이렇게 수업료를 태백출장샵 지불하고 또 하나 배운다. 한참을 기다려 자전거 타고 오신 겨울산 형님과 만나 맛없는 칼국수를 먹고 출발한다. 석호항의 소나무숲에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캠핑장에서 하루를 묵기로 한다. 텐트 당 5천원. 아늑하고 깨끗하고 조용한 곳인데 저렴하기까지 하다.빅 아그네스 커퍼스퍼 HV UL2 텐트, 참 잘 만든 텐트다.그런데 울진 원자력 발전소가 바로 옆에 보인다. 좀 께름칙하지만 금방 잊어버린다.울진 원자력 발전소가 바로 옆에....아늑한 송림 속 야영장파도소리를 들으며 꿀 같은 잠을 잔다. 이제 모든 액은 모두 때웠으리라. 2일차아침부터 날씨가 맑다. 텐트에 이슬 방울 하나 맺히지 않았다.동해안 자전거길을 따라 가다 호산리에서 호산천을 따라 내륙으로 들어간다. 감이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가 많이 보이나 홍시가 되기에는 아직 조금 이른 모양이다. 서리를 맞고 까치가 한입 쪼아먹은 홍시감이 유달리 달았던 기억이 있다. 아낌 없이 주는 나무가 바로 감나무가 아닌가 싶다. 봄에는 약간 떫으면서도 달큼한 감꽃을, 여름에는 진한 녹색의 두꺼운 이파리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가을에는 맛있는 홍시와 예쁘게 물든 감잎으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 준다. 특히 한두개 달려있는 빠알간 홍시와 오색으로 변한 서너개의 감잎이 달려있는 감나무는 그 자체로 하나의 멋드러진 풍경화다. 아직 홍시가 되기에는 이른 모양이다.서로 다른 방향에서 본 이천 마을의 풍경 이천폭포임도 입구에서 이른 점심을 준비하고 있는데 전기 자전거 한 대가 올라온다. 반갑게 인사하고 잠시 쉬어 가시라 청한다. 카센터를 운영하시는 이 곳 주민이다.단촐한 점심식사 느긋하게 커피까지 마시고 출발하는데 사진 찍느라 자꾸 멈추게 된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자전거를 세우지 않을 수가 없다. 왼쪽이 겨울산 형님, 오른쪽이 지역민 전기자전거이 사진을 끝으로 두 분과 헤어지게 된다.그러다 두 분을 시야에서 놓치고 혼자서 주행한다. 절골 삼거리에서 길이 갈라지는데 오른쪽은 시멘트 업힐, 왼쪽은 계곡을 건너 비포장으로 이어진다. 지도 확인 후 왼쪽길로 진입한다. 당연히 앞에 두 분도 왼쪽으로 가셨겠지. 그런데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앞에 자전거 지나간 흔적이 태백출장샵 없다. 깊은 산속이라 전화도 터지지 않는다. 내가 택한 길이 맞기는 하지만 겨울산 형님이 GPS 네비 없이 과연 이 길을 택했을지 의심이 되기 시작한다. 이어지는 풍광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워 눈물이 난다. 가다 서다 반복하며 스마트폰에 풍경을 담는다. 역시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 게 많이 아쉽다.아름다운 계절, 자전거 타기 딱 좋은 임도 이제 절골의 갈림길까지 돌아가서 쫓아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코스 파일 공유해 드렸으니 일단 전화 신호가 잡히면 어떻게든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워낙 경험이 많은 분이니 굳이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저 이 길을 즐기며 가기로 한다. 길가에 아기 뱀이 보인다. 막 부화한 듯한 살모사 새끼다. 더 추워지기 전에 얼른 자라야 할텐데….. “얘야, 내가 이번에 살려줬으니 나중에 자라거든 사람은 물지 말거라.”한 뼘 쯤 되는 새끼 살모사 뱀 사진을 찍고 있는데 자전거 타신 분들이 올라온다. 자전거인의 본능이다. 앞에 누가 가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잡으려고 한다.꽤 넓은 공터가 있는 임도 사거리에서 다시 여러 명을 만나는데 알고 보니 어제 만났던 마법의숲 형님 일행이시다.예전에 한 번 뵈었던 피키님으로부터 약밥도 얻고, 페친 조준식님도 만난다. 페북에서 본 자전거를 직접 보게 되었다며 무척 반가워하신다. 캠핑장비와 음식들이 한 가득인 자전거를 들어 보시고 다들 혀를 끌끌 차신다. 자전거 무게 포함 약 30키로 가까이 나가니 그럴만도…..마법의숲 형님 일행 한참을 기다려 마법의숲 형님을 다시 만나 인사하고 서로 다른 길로 출발한다. 출발하면서 한참 동안 나즈막한 다운이 시작된다. 임도 상태도 양호하고 무엇보다 주변 풍광이 빼어나 자꾸 멈추게 된다. 앞을 보면 파아란 하늘에 울긋불긋 단풍이, 뒤들 돌아보면 역광에 비친 오색의 이파리들이 반짝이며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이곳은 매 해 이맘 때 꼭 와야겠다고 다짐한다. 사금산 정상까지의 길은 이렇게 잘 정비되어 있다. 사금산 정상 부근에 도착하니 미약하게나마 핸드폰 신호가 잡힌다. 겨울산 형님의 메시지가 와 태백출장샵 있다. 형님과 전기 자전거 타신 분 둘이서 나를 찾으러 여기 저기 다니셨다고 한다. GPS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와후 길안내에 의지하니 정확도가 떨어진 것 같다. 길을 잘못 든 것이라는 생각을 못하신 모양이다.사금산 정상 부근 표지석임도가 끝나는 지점인 동막리에서 만나기로 하고 가던 길을 간다. 겨울산 형님과 통화 후 약 1키로를 내려가는데 그 전기 자전거 라이더를 다시 만난다. 반갑다. 상황 파악되었고 동막리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하니 안심하신다. 전기 자전거가 기동성이 있으니 나를 찾아 왔다갔다 많이 하셨다고 한다. 고맙고 죄송스럽다. 나중에 전화해서 알게 되었는데, 나를 찾아 헤매도 다닌 탓에 산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자전거 배터리가 방전되어 고생하셨다고 한다. 이 분 졸지에 고생 많이 하셨다. 사금산에서 동막리 까지의 코스는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이 단지 위성 지도를 보고 코스를 그은 것이라 코스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그 길이 이번 여행 중 최고의 구간이었다. 혼자만 느끼기에는 너무 아까운 풍광이다. 거의 능선 가까이 난 임도인데 왼쪽으로는 깊은 계곡과 첩첩이 산을,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간간이 동해 바다를 보며 달린다. 동해바다가 보이는 야영하기 좋은 곳. 이곳에서 캠핑하고 싶었지만....평지를 달리던 중 고라니를 만나 한참 동안 경주를 하고, 코너를 도는데 중간 정도 크기의 멧돼지 세 마리가 길 가에서 놀다 화들짝 놀라 절벽으로 점프를 한다. 걱정이 되어 뛰어내린 절벽을 보며,“얘들아, 괜찮냐?”하고 안부를 묻는다. 자주 멈추느라 진행 속도가 느려 만나기로 한 동막리 까지 가면 어두워질 것 같지만 라이트가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속 마음은 이 아름다운 길을 빨리 끝내고 싶지 않음이다. 지난 밤은 바다에서 잤으니, 오늘은 꼭 산 속에서 자고 싶어 겨울산 형님께 임도를 거슬러 올라오시라고 하고 적당한 장소를 찾는다. 동해바다가 보이고, 평평하며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면 최고의 장소일이다. 몇 군데 후보지가 있지만 동막리에서 거슬러 올라오시는 형님의 진행 속도도 계산해야 한다. 빨간 표시가 태백출장샵 내 위치, 위쪽 도로와 만나는 곳이 동막리 동막리 약 7-8 키로 전 지점에서 형님과 조우하고 조금 더 내려가서 넓은 공터에 물이 있는 곳에서 야영하기로 한다. 다 좋은데 동해 전망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쉽다.2일차 야영장소 밤에 할 것이 없으니 일찍 잠자리에 든다. 3일차07:30에 출발한다. 약 5키로의 신나는 다운. 새로 조립한 올로드 투어링 자전거의 성능이 아주 만족스럽다. 도로든 임도든 싱글이든, 업힐이든 다운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다. 동막리 다운 후 신흥사를 지난다. 천년 고찰이라 하니 절 구경을 하기로 한다.대충 둘러보고 해우소가 보이니 호기심이 인다. 천년 고찰의 해우소라니…. 혹시 떨어지는 소리가 1시간 후에 들린다는 그런….거 아니다. 깨끗이 관리되고 있는 양변기 해우소다.천년고찰 신흥사 몸을 비우고 나오니 절 앞마당에 대봉 감나무가 있고 몇 개는 벌써 빨갛게 홍시가 되었다. 가뜩이나 홍시를 좋아하고, 나무에서 저절로 익은 홍시는 시장에서 사먹는 홍시와는 완전히 맛이 다르다는 걸 알기에 군침이 돈다. 다시 뻔뻔함이 필요할 때다.대봉감이 주렁주렁 열렸다.마침 보살님이 계시길래 정중하게 인사하고,“보살님, 저 홍시를 꼭 먹고 싶은데, 허락 좀 해 주시겠습니까?”“손에 닿지 않는데 어떻게 따시려구요?”“허락만 해주시면 어떻게든 따 보겠습니다.”“하하… 그렇게 하세요.”“감사합니다.”역시 뻔뻔함은 여행자의 필수 덕목이다. 감나무에 올라갈까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겨울산 형님이 감 따는 장대가 있음을 알려 주신다.마루 밑에 있는 장대를 냉큼 가져와 잘 익은 홍시 두개를 딴다. 더 따고 싶지만….. 욕심은 화를 부름을 알기에 꾹 참는다.그 맛은….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다. 기억의 왜곡일 수 있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홍시 중 가장 맛있지 않았을까 싶다. 신흥사를 지나 장송산을 거쳐 교곡리로 가는 길은 대체적으로 잘 정돈된 임도로 구성되어 있다. 짧은 업힐과 내리막을 달리다 보니 순식간에 교곡리에 도착한 후 공도와 동해안 자전거길을 따라 삼척에 도착해 버스에 자전거를 싣는다. 코스 한 줄 평 : 매 해 와야 할 곳으로 선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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